절삭공구 1조3천억시장 양극화 뚜렷
올해 내수 4.2%신장… 선두기업 20%가 시장주도
올해 국내 절삭공구 시장규모는 약 1조 2,421억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수십년간 진행돼 온 자동차, 조선, 항공, 금형, 전기, 전자, 건설, 소재 등 연관 산업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국내 절삭공구 생산은 매년 1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전체 공구시장이 8.2%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내수도 4.5%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절삭공구 산업이 성장을 지속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 370개사, 판매 2,478개사
▲ 국내 절삭공구 업계는 전체기업수의 20%인 선도기업이 전체 마켓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실상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매년 계속되는 높은 성장 속에서도 국내 절삭공구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한정된 내수로 인한 공급과잉, 국제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절삭공구를 직접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370개사. 판매업체는 2,478개사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는 전체의 21.6%를 차지한다. 반면 30억 미만의 업체 수가 53%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선도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현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구공업협동조합 문병윤 차장은 "전체 기업 수의 20% 정도인 선도기업들이 전체 마켓의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장을 두고 중소기업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선도기업들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형편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절삭공구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내수와 이와는 반비례로 증가하고 있는 공급의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라는 명색에 걸맞게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기간 제조산업의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부각돼 왔다. 때문에 세계 유수의 공구메이커들이 독자 또는 합자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해 할인판매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표준품 대량생산, 특수공구 병행생산
대구텍(이스라엘), 한국야금(일본), 한국OSG(일본), 한국샌드빅코로만트사업부(스웨덴), 한국발터(독일), 한국교세라정공(일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업체들은 다기능 고정밀 고성능 공구에 대한 원천기술과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표준품의 대량생산과 고정밀 특수 절삭공구 생산을 병행하며 국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들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어 전체 기업간의 가격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절삭공구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침체와 제조업의 불황, 자동차공장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의 해외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 등으로 인해 점차 축소돼 가는 시장 상황 속에서 절삭공구 업계는 이제 공급과잉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방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해 각처에 공구상가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현재 절삭공구 시장의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 버린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한정된 시장이 늘어난 공급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서울 지역에서 15년간 절삭공구를 판매해온 진모씨는 최근 몇년 새 매출이 감소 추이에 있으며 올해는 전년대비 절반정도 매출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양상은 특히 가격 경쟁력에 치중해왔던 영세업체들의 제품에 있어 더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반면 고가의 수입 또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절삭공구의 경우, 최근 산업계의 고정밀 첨단 공작기계의 확산과 함께 꾸준한 매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도기업의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현황도 제조업의 축소가 지속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내수의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을 통한 매출신장 유도,
이제 국내 절삭공구기업들은 수출을 통한 매출 신장을 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수출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현재 세계 절삭공구 시장에서 국내 절삭공구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은 3% 수준인 8억 2,5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시장에서 국내 절삭공구는 기술 및 가격 경쟁력에 있어 선진국 대비 약 85~90%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품목 전문화에 따른 업체 간 과다 경쟁과 환율악화, 원자재가 폭등, 중국의 기술 추격과 물량 위주의 저가 공세 등 여러 악재들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들이 속속 전개되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 절삭공구업계의 최신 트랜드인 건식가공, 신소재 개발에 따른 난삭재 가공용 고정밀 공구와 고품질 위주의 다기능 고성능 공구 수요 증가 등에 발맞춘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기업별로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 이미지 신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구텍은 매년 전체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기업연구소를 통해 서멧, 세라믹, CBN, 초경 분야의 소재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 성과물인 초경공구 부문의 3~4종의 신제품을 올해 말 발표할 계획에 있다. 특히 지난 3월 27일에는 국내 소비자 700명을 초청해 기업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세미나를 실시하며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적극 홍보했다.
샌드빅코로만트는 올해 10년 주기로 진화하는 자사의 인서트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이며 코팅, 모재, 강도 등에서 기존 제품보다 한 층 강화된 성능을 제공하게 됐다. 또한 자사의 특허 기술을 적용한 특화된 앤드밀과 클램핑 시스템도 출시하며 특화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샌드빅은 고객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커뮤니티와 교육 중심의 PIP라는 기술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성장을 위한 R&D투자
한국OSG는 '05년 자체 코팅센터를 건립하고 지난해 호산공장을 증축하는 등 기술개발과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일본 당가로이의 초경공구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며 기존의 솔리드 절삭공구 전문기업에서 전 분야의 절삭공구를 제공하는 종합공구업체로 성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와이지원은 자사의 특화된 제품인 앤드밀 분야에서 일본 제품을 뛰어넘는 고품질화 정책 및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함으로써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현재 해외 12개 현지법인을 구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으며 올 한해 수출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발터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초경공구와 툴 바디 제작 장비 및 공정에서 지속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며 고객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05년 선보인 PVD-AI203코팅 방식의 타이거텍 코팅을 적용한 인서트 제품과 에스트라텍 툴 바디 제품군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올해는 선삭 분야의 제품력을 강화해 난삭재 가공과 고객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 산업일보 보도 자료 -